푸꾸옥 보니스파 다녀온 회고 천천히 한 자 남깁니다
작성자 정보
- 강철가이 작성
- 작성일
본문
나이가 들어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결국 마지막에 가장 간절해지는 건 마사지더군요 젊을 적엔 밤새 돌아다녀도 멀쩡했는데 이젠 한나절만 걸어도 허리가 비명을 지릅니다 이번 푸꾸옥 일정에서도 어김없이 보니스파를 찾았는데 오랜만에 흡족했던 기억이라 후배님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천천히 적어봅니다 ㅎㅎ
도착한 시각은 해가 뉘엿뉘엿 수평선으로 넘어가던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낮 동안 섬을 한 바퀴 돌며 햇볕에 어찌나 시달렸는지 목덜미가 벌겋게 익었고 어깨며 허리가 천근만근이었지요 그늘 한 점 없는 해변을 걸을 땐 정수리가 타들어가는 듯해 모자를 푹 눌러썼는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숙소 직원에게 위치를 물어 천천히 걸어갔는데 다행히 길이 복잡하지 않아 길 잃지 않고 닿았습니다 더운 나라에서 길까지 잃었다면 그날 저녁은 무척 고단했을 겝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안쪽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풀향이 먼저 손님을 반겨주었습니다 후끈하던 바깥과 달리 실내는 서늘하고 조용해 한 발 들이는 순간 어깨가 절로 내려갔습니다 직원이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며 코스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데 그 나직하고 정중한 응대에서 이미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처음 온 사람도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짚어주더군요 장사 욕심보다 손님을 먼저 헤아리는 태도가 느껴졌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룸에 들어가니 조명이 낮게 깔리고 침구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관리사분이 들어와 오일을 데워 등에 얹는데 그 따뜻한 감촉부터가 위로였습니다 손길이 어찌나 노련한지 굳어버린 근육을 하나하나 더듬어 짚어내며 풀어주는데 깊은 한숨이 절로 새어 나왔습니다 종일 모래밭을 걸어 퉁퉁 부은 다리와 종아리를 유독 정성껏 오래 봐주셔서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습니다
코스 중간에 자쿠지에 잠시 몸을 담갔습니다 이 더운 나라에서 굳이 따뜻한 물에 들어가야 하나 처음엔 의아했으나 막상 어깨까지 잠기니 하루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물 위로 김이 오르고 창밖으론 어스름이 짙어가는데 그 한가로움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물에서 나와 다시 받는 마사지는 또 다른 결의 개운함이라 노곤함이 온몸에 퍼졌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가운을 벗고 밖으로 나서니 몸이 한결 가벼워져 발걸음이 사뿐했습니다 들어갈 때 굽었던 등이 어느새 펴진 듯했지요 사전에 일러준 금액 그대로 군더더기 없이 정산되어 마음마저 편안했습니다 흥정이니 변동이니 신경 쓸 일이 없으니 이 나이엔 그것만으로도 큰 호사입니다
밖으로 나오니 바닷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호젓한 저녁 산책길이 절로 운치 있었습니다 푸꾸옥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연배에 여행으로 몸이 무거워진 분이 계시다면 일정 끝자락에 한 번 들러보시길 조용히 권합니다 다음에 이 섬을 다시 찾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또 이곳의 문을 두드릴 겝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