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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때밀이스파에서 여독 씻어낸 중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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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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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에 다녀온 지 며칠 지났는데 체리 때밀이스파에서 받은 관리가 자꾸 생각나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나이가 드니 좋았던 기억은 오래 곱씹게 되네요

사실 저는 마흔 중반이라 여행지에서 무리하게 돌아다니면 다음 날 온몸이 뻐근해지곤 합니다 이번 나트랑도 첫날부터 시내를 걸어다니고 해변에서 반나절을 보냈더니 종아리며 허리며 성한 데가 없더군요 낮 더위는 또 어찌나 지독한지 그늘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환전소 앞에서 지폐를 세는데 손끝이 미끄러질 정도였습니다 젊은 일행은 쌩쌩한데 저만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 모습이 스스로도 우스웠습니다

둘째 날 저녁 숙소 직원에게 때밀이로 유명한 곳을 물으니 체리를 알려주더군요 그랩을 불러 찾아갔는데 기사분이 길을 정확히 알아 큰 어려움 없이 도착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헛돌지 않고 한 번에 닿으니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더군요 간판이 요란하지 않고 단정해서 첫인상이 편안했습니다 문을 열자 직원분이 가볍게 목례하며 슬리퍼를 내주는데 그 작은 배려에서 오래 장사한 곳 특유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습한 바깥과 달리 서늘하고 정갈한 공기가 맞아주었습니다 뜨거운 탕에서 몸을 충분히 불린 뒤 때밀이를 받았는데 묵은 각질이 밀려나가는 그 개운함은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를 겁니다 관리사분이 힘을 적당히 조절해가며 등과 팔다리를 차례로 밀어주는데 그 리듬이 어찌나 편안한지 눈이 절로 감기더군요 오랜만에 받는 세신이라 밀려 나오는 것을 보고 민망했지만 관리사분은 능숙하게 구석구석 챙겨주셨습니다

때밀이가 끝난 뒤에는 오일로 어깨와 허리를 풀어주었습니다 낮 동안 뭉쳐 있던 근육이 하나씩 풀리는 감각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종아리를 눌러줄 때는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시원했네요 중간에 따뜻한 차를 한 잔 내주셔서 잠시 숨을 고르며 창밖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 물결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 잠깐의 여유가 여행 중 가장 호사스러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차 향이 은은해서 코끝으로 스미는데 낮의 뜨겁던 기억이 그 한 모금에 다 씻겨나가는 듯했네요

사우나와 자쿠지까지 마치고 나오니 몸이 한결 가벼워져 나이 든 사람에게는 이런 관리가 여행의 피로를 씻어주는 보약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을 때는 밤새 놀아도 멀쩡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몸을 다스리는 재미가 더 큽니다 가격도 처음 들은 그대로였고 억지로 더 권하는 일도 없어 마음이 편했습니다

나트랑에서 저처럼 여독에 시달리는 중년 여행자가 있다면 하루 저녁쯤 때밀이로 몸을 정돈해보시길 권합니다 개운함이 다음 날 일정까지 이어지니 이보다 나은 마무리가 없더군요 다음에 나트랑을 다시 찾는다면 첫날 저녁에 곧장 이곳부터 들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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