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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날 황제스파에서 몸 녹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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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형6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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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 다녀온 지 며칠 지났는데 아직도 그날 받은 관리가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여행 마지막 날 몸이 완전히 지쳐 있었거든요 이런 후기 잘 안 쓰는 편인데 이번엔 남기고 싶더군요

그날 오후 나트랑 특유의 눅눅한 더위에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시내 구경을 너무 무리하게 한 탓인지 종아리랑 발바닥이 퉁퉁 부어서 걷기도 힘들 지경이었어요 야시장에서 기념품 흥정하다가 진이 다 빠졌고 환전한 동은 이미 다 써버려서 카드 되는지부터 걱정했는데 다행히 문제없이 결제가 됐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쌩쌩한데 저만 벤치에 앉아 숨 고르는 게 스스로도 우스웠네요

픽업 차량을 보내준다길래 반신반의했는데 숙소 로비앞으로 정확히 와줘서 편하게 이동했어요 차 안에서 기사분이 시원한 물 한 병 건네주는데 그 작은 배려가 여행 끝물에 어찌나 고맙던지 모릅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 물결 보면서 가는데 이제야 좀 살 것 같더군요

도착해서 코스를 고르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제 몸 상태를 쭉 보시더니 오일 위주로 다리부터 풀자고 권해주셨어요 억지로 비싼 코스 밀어붙이는 느낌이 전혀 없어서 신뢰가 갔습니다 로비도 은은한 향이 감돌고 조명이 어두워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놓이더군요

관리사분 손끝이 정말 야무졌어요 뭉친 종아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풀어주는데 아픈 듯 시원한 그 느낌에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중간에 누루로 등 전체를 눌러주는데 하루종일 굳어있던 척추가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어요 오일 향이 은은해서 코끝으로 스미는데 그것만으로도 반쯤 잠이 오더군요 등을 다 풀고 나서는 목이랑 어깨로 올라오는데 컴퓨터 오래 하는 직업이라 늘 뭉쳐 있던 그 부분을 지그시 눌러줄 때마다 뻐근함이 쑥 빠져서 신기했습니다

중간에 따뜻한 자쿠지에 몸을 담글 시간도 있었습니다 창밖으로 어스름해지는 나트랑 하늘 보면서 물에 몸 담그고 있으니 여행의 피로가 다 씻겨나가는 것 같더군요 시간도 넉넉하게 봐주셔서 쫓기는 느낌 하나 없었습니다 사우나까지 마치고 나오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관리 끝나고 따뜻한 차 한잔 내주시는데 몸이 완전히 풀려서 솔직히 그 자리에서 한숨 자고 싶었어요 향긋한 차를 홀짝이며 앉아 있으니 하루종일 시달렸던 더위와 피곤이 거짓말처럼 가시더군요 계산도 처음 들은 금액 그대로라 기분 상할 일이 없었고 억지로 뭘 더 권하는 일도 전혀 없었습니다 나올 때 숙소까지 다시 태워다 주셔서 캄캄한 밤길 신경 쓸 것 없이 편하게 돌아왔어요

나트랑 일정 막바지에 몸이 힘든 분들께는 이런 관리 한 번 꼭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덕분에 귀국 비행기에서 다리 안 붓고 편하게 왔거든요 나이 드니 밤새 노는 것보다 이렇게 몸 다스리는 재미가 더 크더군요 다음에 나트랑 가면 첫날에도 한 번 더 들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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