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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 크라운 가라오케 다녀온 지난밤을 천천히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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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형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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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넘기고 나서 친구 셋이 큰맘 먹고 떠난 나트랑이었습니다 젊을 때처럼 밤새 놀 체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쯤 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반돈 거리의 크라운 가라오케를 찾았습니다 다들 아이 키우고 회사 다니느라 이런 자리 마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 비행기표 끊을 때부터 마음이 들떴습니다

낮에는 다들 바닷가에서 늘어져 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몸을 일으켰는데 나트랑의 저녁 공기가 참 좋더군요 습하긴 해도 바다 냄새가 섞여서 걷는 맛이 있었습니다 낮의 뙤약볕에 익은 얼굴이 저녁 바람에 스르르 식어가는 그 느낌이 오랜만이라 새삼 좋았습니다 환전을 넉넉히 안 해온 탓에 은행 앞에서 한참 줄을 서느라 시간을 잡아먹은 건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납니다

건물 삼층에 자리한 룸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늑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왜 여길 가성비로 꼽는지 알겠더군요 세트에 주대가 포함되어 있어서 계산이 복잡하지 않았고 소맥이 무제한이라 눈치 볼 일도 없었습니다 기본 안주도 정갈하게 나와서 셋이 도란도란 잔을 기울였습니다 조명이 은은하고 에어컨도 시원해서 땀에 젖었던 등이 금세 보송해지더군요

노래 기계에 옛날 발라드가 다 들어 있어서 젊은 시절 부르던 곡들을 오랜만에 불러봤습니다 목이 예전 같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이 박수 쳐주니 그렇게 흥이 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 곡 뽑을 때마다 이십 년 전 그 시절로 잠깐씩 돌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착석하신 분들도 우리 나이대에 맞춰 편하게 대화를 이끌어줘서 어색함이 금방 사라졌습니다

중간에 한 친구가 화장실을 못 찾아 엉뚱한 층으로 내려갔다가 직원분 손에 이끌려 돌아온 일도 있었습니다 나이 먹어도 길치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 친구가 멋쩍게 들어오는 모습에 셋이 배꼽을 잡고 웃었네요 이런 시답잖은 일로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 만인가 싶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의 서먹함은 온데간데없고 옛날 회사 다닐 적 무용담이며 자식 자랑이며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누구 하나 잔을 강권하지도 않고 각자 속도대로 편하게 마시니 이런 자리가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더군요 창밖으로 보이는 나트랑 밤바다가 대화 안주로 이만한 게 없었습니다

처음 들은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계산이 마무리되어 지갑도 마음도 가벼웠습니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가성비로 소문난 이유를 몸으로 느낀 밤이었습니다 나이 든 사람 셋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더군요

숙소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창밖 야경을 보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었을 적 함께 고생하던 친구들과 타국의 밤거리를 달리는 이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나트랑을 다시 찾게 된다면 그때도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짧은 회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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