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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가라오케 회고 좀 길게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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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klfsahw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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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출장 마지막 밤 이야기를 좀 남겨봅니다 낮 미팅이 예정보다 두 시간이나 늦게 끝나서 몸이 파김치였는데 거래처 형님이 이대로 들어가면 섭섭하다며 7군에서 한잔하자고 하시더군요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습니다 푸미흥 쪽 퍼블릭이라는 곳이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훅 끼치는 습한 밤공기에 셔츠가 또 등에 달라붙었는데 그날따라 사이공 특유의 매연 섞인 후덥지근함이 유독 진했습니다 입구에 서니 규모가 상당해서 살짝 압도당했습니다 웨이터가 정중하게 룸으로 안내하고 세트부터 잡았는데 소주 맥주 세트가 사백만동쯤이었습니다

여기에 양주를 얹으면 골든블루 12년산이 사백만동대부터고 위로 쭉 올라가더군요 형님이 오늘은 내가 쏜다며 호기롭게 넉넉히 시키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형님 카드 괜찮으신가 걱정했지만 티는 안 냈습니다 잔이 몇 순배 돌자 낮의 긴장이 스르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호스티스분들이 응대가 세련됐고 억지로 뭘 강권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나이 지긋한 저 같은 사람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끌어주는데 눈치가 보통이 아니더군요 오랜만에 어깨에 힘 빼고 크게 웃었습니다 노래 몇 곡 부르니 묵은 스트레스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중간에 나온 안주도 신경 쓴 티가 났습니다 과일이며 마른안주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고 냉기가 딱 도는 시원한 물수건이 수시로 교체돼서 후덥지근한 날씨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룸 방음도 잘 돼서 옆방 소리 하나 안 넘어오고 온전히 우리 자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디테일이 결국 가격을 만드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1인 기준 대략 백만동 넘게 잡으면 무난하다는 게 형님 설명이었습니다 호스티스 착석하면 팁이 따로 붙는 구조이니 그건 미리 감안하는 게 좋겠더군요 확실히 가격대는 있지만 그만큼 사람 관리가 되는 느낌이라 돈값은 한다 싶었습니다 접대 자리나 제대로 대접하고 싶은 자리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에 숙소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창밖 사이공 야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며칠간 쌓인 출장의 피로가 어느새 좀 풀려 있었습니다 젊을 땐 이런 자리가 그저 소란스럽기만 했는데 나이 들고 보니 사람 사이 온기가 남더군요 다음에 또 이 도시에 오면 이번엔 혼자라도 조용히 들러볼 만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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