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 공포증 있던 놈이 다낭 가서 때 밀린 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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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 나 어제 때밀이 코스 받고 인생관 바뀐 얘기 좀 풀어보려고 함 참고로 나는 한국서 목욕탕 세신 한번도 안 받아본 놈임 남 앞에서 벗고 눕는게 뭔가 부끄러워서 이십몇년을 피해다녔는데 이번에 일행이 야 여기까지 와서 그걸 왜 안하냐고 등떠밀어서 끌려감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왜 안 했나 싶음
낮에 뭐했냐면 진짜 아무것도 안했는데 땀만 뺐음 한시쯤 밖에 나갔다가 삼십분만에 후회함 다낭 햇빛은 그냥 내리쬐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을 위에서 눌러버림 편의점 들어가서 아이스커피 사고 나오면 컵에 물방울 맺히기도 전에 내가 먼저 녹음 일행이 그늘 찾자고 해서 한참 찾아다녔는데 막상 그늘에 서 있어도 덥고 바람도 뜨거움 그때 결심함 오늘 저녁은 무조건 실내다
그랩 불러서 갔는데 기사 형님이 초행이신지 골목을 두번 지나쳤음 나는 뒤에서 폰 들고 여기여기 여기서 우회전 하면서 손짓하고 기사님은 오케이 오케이 하면서 또 직진함 ㅋㅋㅋ 옆에 앉은 일행은 그 와중에 창밖 오토바이 구경하면서 야 저 아저씨 뒤에 냉장고 싣고 간다 이러고 있음 그래도 도착은 함 문 열자마자 에어컨 바람이 확 오는데 그 순간 이미 절반은 만족했다고 봐도 됨
들어가서 코스표 보는데 두개밖에 없어서 오히려 결정이 빨랐음 하나는 육십분짜리 이백이고 하나는 구십분 때밀이 이백오십임 관리사 두명 붙이는 옵션도 있는데 그건 값이 확 뛰어서 나는 패스함 일행은 그럴거면 두배로 씻겨지는거냐고 혼자 헛소리하다가 혼자 웃었음 계산은 들어갈때 미리 했고 팁이 값에 다 포함이라 나올때 봉투 준비할 일 없다는 게 마음이 편했음
순서가 사우나에서 몸 데우고 목욕하고 얼굴 좀 봐주고 그다음 본격적으로 미는건데 등에 첫 타월 닿는 순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세신 세신 하는구나 싶었음 사우나에서 십분쯤 앉아 있으면 이미 몸이 물러지는 느낌이 나고 그 상태로 눕히니까 밀리는 감각이 아프지가 않음
때가 나오는 걸 눈으로 보게 되는데 이게 진짜 충격임 나 매일 씻는 사람인데 이게 어디서 나온거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이 안 통해서 그냥 눈만 껌뻑였음 관리사분은 익숙한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계속 미심 나오고 나서 팔뚝 색이 두 톤 밝아진거 보고 일행이랑 서로 팔 대보면서 낄낄댔음
다 밀고 나서는 다시 씻기고 마무리 관리까지 들어가는데 이쯤 되니까 나는 거의 반쯤 녹아 있었음 누워서 천장만 보는데 아무 생각도 안 남 한국서 회사 일로 머리 복잡했던것도 그 순간엔 하나도 안 떠올랐음 원래 이런 데 와서 감성적으로 변하는 스타일 아닌데 이날은 좀 그랬음 옆방에서 일행 웃는 소리 들려서 겨우 현실로 돌아옴
끝나고 물 한잔 마시는데 몸이 붕 뜬 느낌 저녁에 숙소 들어가서 침대에 눕자마자 아홉시에 기절했음 여행 와서 아홉시 취침이 말이 되냐고 근데 다음날 컨디션이 미쳤음 형들 다낭 가서 뭐할지 모르겠으면 이거 한번 받아보셈 세신 무서워하던 놈도 이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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