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받으면서 자는 놈이 이번엔 못 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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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삼박사일 다녀왔고 그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여기라 적어둠 미리 말하는데 나는 마사지 받으면서 자는 타입임 시작하면 오분만에 잠들고 눈 뜨면 끝나 있음 그래서 후기 쓸 자격이 있나 싶긴 한데 이번엔 끝까지 안 잤음 이유는 밑에 다 적음
낮에 뭐했냐 하면 섬 남쪽까지 갔다가 지쳐서 돌아왔음 오토바이 빌려서 다녔는데 헬멧 안이 그냥 사우나였음 도착해서 헬멧 벗으니까 머리에서 김이 나는 것 같았고 일행이 형 머리 왜 그러냐고 함 거울 보니 진짜 이상했음 앞머리가 이마에 도장처럼 붙어 있었음 그 상태로 숙소 들어가서 뻗어 있다가 저녁 아홉시 다 돼서 겨우 정신 차리고 기어나옴
그랩 불러서 갔고 십오분쯤 걸렸음 밤에 보니까 간판이 생각보다 커서 그냥 지나칠 일은 없었음 들어가니까 프런트에서 코스표부터 보여주는데 이게 종이 한장에 빽빽하게 적혀 있음 일행은 그걸 사진 찍으려다 바로 제지당했고 나는 옆에서 눈으로만 읽었음 값이 등급마다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구조라 자기 예산 먼저 정해놓고 위에서 아래로 훑으면 결정이 금방 됨
코스가 일곱개쯤 되는데 위로 갈수록 값이 무섭게 올라감 제일 위에 있는 건 천육백만동이라 적혀 있어서 이건 대체 뭘 하는 코스냐 하고 한참 들여다봤음 물론 나는 제일 아래 온센으로 갔음 백분에 백팔십이고 티켓이랑 팁까지 다 포함이라 나올 때 낼 게 없음 이게 제일 마음이 편함 중간에 이백사십짜리랑 삼백짜리도 있는데 시간이 이십분씩 더 붙는 구조라고 함
들어가면 습식이랑 건식 사우나가 따로 있고 온천욕 하는 데가 있음 나는 사우나에서 십분 버티다 나왔음 밖도 더워 죽겠는데 여기까지 와서 왜 또 뜨거운 데를 기어들어가나 싶었는데 막상 나오니까 몸이 확 풀려 있어서 아 이래서 하는구나 함 온천욕 쪽은 물 온도가 적당해서 거기서 좀 오래 있었음
관리는 태국식으로 눌러주는 게 섞여 있는데 이게 아프면서 시원함 무릎으로 누르고 팔 당기고 하는데 중간에 나도 모르게 어 소리를 세번쯤 냄 그래서 못 잤음 관리사분이 아프냐고 눈으로 물어보길래 손 흔들면서 괜찮다고 함 근데 끝나고 일어나니까 허리가 이상하게 가벼웠음 오토바이 타고 하루종일 굳어 있던 게 다 풀린 듯
끝나고 다시 씻고 나오면 대기실 같은 데서 차를 한잔 줌 나는 거기 앉아서 물을 두잔이나 연달아 마셨음 땀을 그렇게 뺐는데도 목이 계속 말랐음 일행은 나보다 십분쯤 늦게 나왔는데 표정이 나랑 똑같이 풀려 있어서 서로 보자마자 웃었음
나오니까 열한시 넘었고 야시장은 이미 접는 분위기였음 배고파서 편의점 컵라면 하나 먹고 숙소 들어감 여행 끝물에 이걸 넣은 게 신의 한수였다고 봄 푸꾸옥 가는 사람들은 마지막날쯤 하나 넣어두셈 다음날 몸 상태가 아예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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