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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다섯번째 방문 기록 두바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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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beast29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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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다섯 번째임 이제 이 섬은 나한테 반쯤 고향 같음 공항 나오면 어느 쪽이 즈엉동인지 지도 안 봐도 앎 그래도 올 때마다 안 해본 걸 하나씩 해보려고 하는데 이번엔 두바이라는 데를 골랐음

낮에 혼썬 케이블카 타러 갔다가 사람에 치여서 진이 다 빠졌음 케이블카 자체는 좋았는데 줄이 길었고 햇볕이 정수리를 직빵으로 때림 모자 안 챙긴 내 잘못임 바다 색은 진짜 말이 안 되게 파랬는데 눈이 부셔서 오래 못 봄 내려와서 반미 하나 사먹었는데 고수 빼달라는 말을 못해서 그냥 다 먹었음 지금 생각해도 그날 컨디션 망친 범인이 고수인지 햇볕인지 결론이 안 남

저녁에 숙소에서 좀 자다가 아홉시쯤 움직였음 쩐흥다오 큰길이라 찾기는 쉬웠음 입구 들어가니까 실내가 어둡고 조명이 주황색임 향 냄새가 훅 들어오는데 그 냄새 때문인지 들어서자마자 텐션이 쭉 내려앉음 좋은 의미로 그 순간 낮에 받은 열이 한번에 식는 느낌이었음 신발 벗고 슬리퍼 갈아신는데 바닥이 서늘해서 그것도 좋았음 밖은 아직 삼십도가 넘는데 안은 딴 세상이었음

여기 등급이 꽤 많음 백팔십만동짜리부터 시작해서 위로 한참 올라감 제일 위는 천육백만동까지 있는데 그건 내 통장이 허락을 안 함 나는 아래에서 두 번째 걸로 갔고 120분짜리였음 습식 건식 사우나 먼저 돌리고 온천욕 하고 들어가는 순서임 등급마다 시간이랑 인원이 달라서 처음 오는 사람은 시간부터 보고 고르는게 나음

사우나에서 혼자 앉아있는데 옆에 한국인 아저씨가 들어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봄 대구에서 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대구라고 함 그때부터 십오 분 동안 대구 지하철 이야기만 들었음 나는 여기 땀 빼러 온 건지 향우회 온 건지 헷갈렸음 나중에는 자기 딸 수능 이야기까지 나옴 그 아저씨 나가고 나서야 겨우 조용해짐

관리 자체는 시간을 길게 잡아놔서 여유가 있었음 쫓기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고 중간에 물어보면서 세기를 맞춰줌 나는 종아리가 늘 뭉쳐있는 편인데 거기를 오래 잡아줘서 다음날 계단 내려갈 때 티가 났음 발끝부터 위로 올라오는 순서였고 손이 닿는 자리마다 뻐근한게 하나씩 사라짐 티켓이랑 팁이 다 포함된 금액이라 나올 때 추가로 낼 게 없었음

나와서 밤바다 쪽으로 걸었음 야시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였고 오징어 굽는 냄새만 남아있었음 숙소까지 걸어가면서 오늘 하루 뭐 했나 세보니까 케이블카 반미 사우나 대구 아저씨 이게 전부임 근데 이상하게 만족스러웠음 여행 잘한 날은 대체로 이렇게 별거 없는 날이었던 것 같음 숙소 들어가서 씻고 누웠는데 아직 열두시가 안 됐음 이 섬 와서 이렇게 일찍 누운 건 처음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종아리가 하나도 안 뭉쳐있어서 그게 제일 신기했음 조식 먹으러 내려가다가 계단에서 어제 그 대구 아저씨를 또 마주쳤는데 이번엔 서로 목례만 하고 지나감 다행이었음 한번 더 붙잡혔으면 조식 시간 끝났을거임

푸꾸옥 오는 형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하나임 낮에 무리하지 마셈 낮에 체력 다 쓰면 밤에는 누워서 잠만 자게 됨 나처럼 다섯 번이나 와서 이걸 깨달을 필요는 없음 나는 여섯 번째에도 또 똑같이 굴 것 같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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